[에이전트] 신경과학까지 뒤졌지만 대부분 안 썼다, 연구와 구현 사이

부제: 학술 조사로 15개 축을 찾고도, 실제로 넣은 건 몇 개뿐인 이유
기억 시스템을 만들며 조사를 꽤 크게 했다.
인지심리학, 신경과학, AI 에이전트 시스템, 운동 도메인, 그리고 철학까지.
"기억의 유의미함이란 무엇인가"를 학술적으로 파고든 것이다.
열다섯 개의 축
조사 결과, "이 기억이 유의미한가"를 판단할 수 있는 축을 열다섯 개까지 정리했다.
중요도, 자기 관련성(정체성), 감정적 현저성, 시간적 유효성, 새로움, 스키마 정합도, 서사적 적합성, 예측적 관련성……
각 축마다 학술 근거를 붙였다. Stanford의 생성 에이전트, Conway의 자아 기억 체계, Ebbinghaus의 망각 곡선, Zep의 bi-temporal, McAdams의 서사 정체성, Husserl의 예지(protention)까지.
표로 정리하니 근사했다. 학술적으로 흠잡을 데 없는 15축 매트릭스.
그런데 대부분 안 썼다
실제로 구현에 넣은 건 소수였다.
- 중요도 점수는 거부했다. 학술 1순위였지만 LLM 점수가 변별력이 없었다.
- 서사적 적합성·예측적 관련성 같은 실험적인 축은 보류했다. 학술적으론 흥미롭지만 구현 비용이 크고 도메인 가치가 낮았다.
- 감정적 현저성·새로움 등도 당장은 프롬프트로 처리하거나 미뤘다.
실제로 넣은 건: 정체성/일화의 2층 구조, 유형별 차등, 최근성 감쇠, 그리고 부분적인 유효기간 정도다.
열다섯 중 대여섯.
안 넣기로 확신하는 것도 조사의 결과다
그럼 나머지 조사는 낭비였을까. 아니다.
축마다 안 쓴 이유가 달랐다.
어떤 건 구현 비용 대비 도메인 가치가 낮았고, 어떤 건 실측에서 변별력이 없었고, 어떤 건 굳이 구조로 안 짜도 프롬프트로 충분했다.
이 "안 넣어도 된다"는 판단마다 근거가 붙어 있다는 게 조사의 진짜 소득이다.
조사를 안 했으면 "감정 현저성도 넣어야 하나?" 하는 미련이 계속 남았을 것이다.
조사를 했기에, 그걸 지금 안 넣는 게 옳다고 확신하고 넘어갈 수 있다.
조사는 넓게, 구현은 좁게.
학술적으로 매력적인 축이 열다섯이어도 제품에 필요한 건 몇 개다.
정리
- 기억 유의미함을 신경과학·인지심리·철학까지 조사해 15개 축으로 정리(각 축에 학술 근거)
- 실제 구현에 넣은 건 소수 — 2층 구조·유형 차등·최근성·부분 유효기간 정도
- 안 넣은 이유: 변별력 없음 / 도메인 가치 낮음 / 프롬프트로 충분 — 축마다 근거가 다름
- 조사의 소득은 "넣을 것"만이 아니라 "안 넣어도 된다는 확신"
넓게 조사하되 좁게 구현한다.
학술적 매력과 제품 필요는 다르고, 그 둘을 가르는 근거를 남기는 게 조사의 목적이다.